'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은 화폐 단위를 하향 조정하는 것으로 화폐의 가치 변동 없이 모든 은행권 및 지폐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조정하거나, 이와 함께 새로운 통화단위로 화폐의 호칭을 변경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1,000원을 1원으로 하는 것으로 6,000원짜리 커피가 6원이 되고 1억짜리 자동차가 10만 원이 되는 것으로, 물가나 임금, 채권채무 등 경제수량 간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1953년의 제1차 통화조치에 따라 100원(圓)이 1환(圜)으로, 1962년의 제2차 통화조치에 따라 10환(圜)이 1원(圓)으로 변경된 사례가 있다.

이전에는 '리디노미네이션'을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이라 불렀으나, 한국은행은 ʻ디노미네이션ʼ은 화폐·채권·주식 등의 액면금액을 의미하므로 ʻ리디노미네이션ʼ 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전 한국은행 총재는 ʻ리디노미네이션ʼ이라는 어려운 말 대신 ʻ화폐단위 변경ʼ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음은 '리디노미네이션'의 사례이다.

1. 1998년부터 추진한 터키 리디노미네이션은 중앙은행에 화폐 단위 변경 추진 위원회를 구성하고 7년간의 논의 끝에 터키의 화폐 단위 100만 리라를 1 신리라로 변경하는 데 성공하였다. 리디노미네이션 이후 지금까지도 혼란 없이 사용되고 있어, 리디노미네이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2. 프랑스의 경우 리디노미네이션의 ​취지 및 방법을 국민들에게 널리 홍보하여 심리적 불안함을 해소하였고, 3년에 걸쳐 신권과 구권을 병행하여 혼란을 최소화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처벌조항도 만들었고, 1960년에 100 대 1의 리디노미네이션을 시행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다.

3. 짐바브웨는 물가 안정을 위해 2006년에 화폐 단위를 1,000 대 1로 절하하였으나, 환율과 물가가 함께 급등하는 혼란을 겪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자, 2008년에는 100억 대 1, 2009년에는 1조 대 1의 리디노미네이션을 시행하였다. 그럼에도 물가가 치솟자 짐바브웨는 2015년 자국 화폐인 짐바브웨달러를 폐기하고 미국 달러를 쓰기로 결정하였고, 리디노미네이션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