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퀘스터(Sequester)'는 격리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시퀘스트레이션(Sequestration)의 줄임말로, 소유권 분쟁 발생 시 법원의 재산 가압류 행위를 가리키는 법률 용어였지만 미국 연방 재정 자동 삭감 조처를 일컫는 말로 확대되어 사용되고 있다.

다음 회계연도에 허용된 최대 적자 규모 내로 예산을 짜지 못하면 시퀘스터에 의해 정부 재정지출을 자동 삭감해야 한다. 시퀘스터로 미국은 1986년부터 매년 적자 규모를 축소해 1991년 균형예산 달성에 성공했지만 2000년 조지 부시 정부의 출범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국가부채가 막대하게 늘어나자 미국 의회는 2011년 8월 ‘예산 통제법 2011’을 통과시켜 연방 정부 지출을 2013년 1월부터 향후 10년간 1조 2000억 달러 삭감하도록 했다.

2013년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시퀘스터를 발동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2013년 850억 달러 예산 삭감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1조 2000억 달러의 재정 지출을 자동으로 삭감하게 된다. 시퀘스터 발동으로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충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시퀘스터가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시퀘스터가 현실화되면 정부의 재정적자는 줄어들지만 국방·교육·복지 분야 등에서 예산이 대규모로 삭감되어 고용상황이 악화되고 기업투자와 소비지출이 위축됨으로써 경기가 침체될 우려가 있고, 그 여파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도 미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