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지는 닥나무나 삼지닥나무 껍질을 원료로 하여 뜬다. 용도에 따라 질과 호칭이 다른데, 문에 바르면 창호지가 되고 영인(影印)에 쓰이면 복사지, 사군자나 화조(花鳥)를 치면 화선지가 된다. 특히 의령군은 국산 닥나무 중에서도 가장 질 좋은 닥나무가 자라는 곳으로 한지가 가장 적합하다. 전통한지의 오랜 본고장인 의령 한지의 역사는 동국여지승람과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등 옛 문헌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난 2016년 13세기 이탈리아 성 프란체스코의 친필 기도문이 적힌 카르툴라 복원에 의령 한지가 사용되며 이탈리아 문화재를 복원하는 데 쓰이는 재료로 적합하다는 인증을 받았다. 원래 카르툴라를 2001년 복원 의뢰를 했으나, 양피지를 사용하여 기도문의 안료가 번지고 구멍이 나는 등 손상이 되었고 이에 의령 한지장 신현세 장인의 한지를 사용하여 복원에 성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교황 요한 23세의 대형 지구본 복원 작업에도 의령 한지가 사용되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등을 복원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밖에도 한지는 유럽 문화재 복원 시장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